회계자료 폐기, 증거인멸이 치협의 관행?
회계자료 폐기, 증거인멸이 치협의 관행?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9.04.08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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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가 집행부에서 ‘수당’ 따로 받으면 ‘뇌물죄’

장자연과 김학의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사용된 13억 원의 치협 미불금 사건에 대해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한 것은 부실수사의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덴탈이슈가 최근 입수한 김세영 전 치협회장(김전)의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가법, 2015형제48640호)과 △증거인멸교사(2014형제115816, 2015형제48640호) 등 혐의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내린 ‘불기소 이유’에 따르면 검찰은 이들 혐의는 불기소처분하고 △기부 금품의 모집·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만 벌금 300만 원으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이유서에서 고소인은 피의자가 치협회장 교체기에 감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치협 자금 13억 원을 임의로 사용해 횡령했다고 주장했으나 “피의자는 치협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고, 치협 직원 급여와 감사 수당 등 관리비, 치협에서 추진 중인 네트워크 치과 척결 관련 정보원 보상금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주장에 대해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며 이 건을 불기소했다.

이에 대해 치협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전직 임원은 “직원 급여는 일반회계에서 해당 직원의 급여통장으로 직접 입금되고, 현금으로 지급되는 경우는 없다”며 “인건비를 별도로 주는 규정도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검찰이 이 내용을 불기소 이유의 중요한 부분으로 적시했다면 13억 원 중에 상당액이 직원 인건비로 처리됐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그렇게 큰 비용이 나가려면 이사회 결의가 반드시 있어야 함에도 안건에 올라오거나 의결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감사 수당도 이미 치협 예산에서 정해진 만큼 나가고 있으므로 김전이 따로 현금으로 지급할 이유가 없고, 만약 감사가 집행부로부터 수당을 따로 받았다면 뇌물죄 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보원 수당에 대해서는 “총 30억여 원의 불법 네트워크 척결기금을 모금했고, 정보원 수당은 이 기금에서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30억에서 나가는 것이 모자라 미불금 13억에서 또 나갔다는 뜻인데, 이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당시 정보원은 홍 모와 조 모 등 단 2명이었다”며 “이들에 대한 수당이 얼마나 되겠나. 기금 사용에 대한 이사회 보고나 대의원총회 보고가 없었으니 여기서 수당을 주고도 미불금에서 줬다고 주장하는 것”이라 짚었다.

재수사하려면 치협 회계자료 보존돼야 할 것

검찰은 또 2014년 4월 말경 피의자가 치협 회계자료 등을 폐기하도록 직원에게 지시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치협 집행부 교체 시기에 업무 인수인계, 감사보고 및 대의원총회 등이 끝났고, 후임 집행부에서 전임 집행부의 잘못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관련 자료를 폐기해 오던 관행이 있어서 자료 폐기를 지시한 것”이라는 김전의 주장을 인용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치협 조무현·김종환·김현기 감사도 “관행 등을 고려해 자료 폐기에 동의했다”고 진술했고, 치협 직원들과 최치원 대외협력이사도 관례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 주장과 진술을 인용한 것은 법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일까, 아니면 눈을 감아주기 위한 것일까, 하는 것이 전직 임원의 의문이다. 법인세법 제116조(지출증명서류의 수취 및 보관) ①항은 “법인은 각 사업연도에 그 사업과 관련된 모든 거래에 관한 증명서류를 작성하거나 받아서 제60조에 따른 신고기한이 지난날부터 5년간 보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이 이러함에도 ‘관련 자료를 폐기해 오던 관행’이 있었다면 그것은 불법이고, 불법을 인용해 증거불충분을 결정했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불법이 용인된다면 앞으로 등장하는 치협 집행부는 후임에게 트집잡히지 않기 위해 불편한 자료를 없애고 퇴임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이와 관련, 한 법률 전문가는 “이달 말이면 사건 발생 5년이 지나게 되므로 재수사를 하려면 기왕 남아있는 치협 회계자료가 보존돼야 할 것”이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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