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병·의원 적정성 평가' 아시나요?
'치과 병·의원 적정성 평가' 아시나요?
  • 조진호 대구시치과의사회 보험이사
  • 승인 2018.11.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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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내년 3월까지 6개월 진료분으로 평가
근관충전 술후 X-ray 반드시 찍어야
조진호 이사
조진호 이사

여러분. 적정성 평가라고 들어보셨나요? 나라에서 올해부터 치과 별로 진료 성적표를 매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치과 말고 메디칼에서는 일찍부터 이런 제도가 시행돼왔습니다. 항생제 처방률, 혈액투석, 만성폐쇄성질환. 유방암, 갑상선암 등등 여러 항목별로 병·의원의 진료 등급을 책정했습니다.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들은 이를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치과가 이왕이면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각 치과의 진료 수준을 무엇으로 수치화할 수 있을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일단 ‘신경치료’ 영역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치과 쪽에선 ‘신경치료 파트’에서만 적정성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 의과처럼 ‘임플란트 적정성 평가 1등급’ ‘보철부분 적정성평가 1등급’ 이런 말이 나오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의 목적은 ‘의료기관의 질적 성장’입니다. ‘양(quantity)’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이제 ‘질(quality)’도 따지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항생제 처방률로 각 의료기관의 등급을 매기면, 항생제 처방률이 남달리 높은 기관들의 항생제 남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치과 영역에선 2018년 현재, ‘신경치료 영역’만을 평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자 그러면, 뭐를 보고 이 병·의원이 신경치료를 ‘잘 한다’, ‘못 한다’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를 두고 대한치과의사협회와 관련 치과학회와 공단이 고심이 많았습니다. 관련 학회에선 “치근단 2㎜ canal filling이 기준에 선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협회에서는 이 기준을 반대했습니다. 결국 세 단체가 내린 결론이 △초진 X-ray를 찍느냐? △근관충전 후 술후 X-ray를 찍느냐? △re-Endo를 얼마나 자주 들어가느냐? △근관세척이 5번 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느냐? 이 4가지 기준으로 결정 났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것입니다. 그게 무슨 기준이냐고. 하지만 지금도 근관치료 도중 엑스레이를 단 한 장도 찍지 않는 치과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 제도로 이런 치과의 진료 스타일이 개선된다면 이 제도는 성공이겠죠?

지금은 평가 기준에서 빠졌습니다만, 몇 년 후 ‘치근단 2㎜ 적정충전’이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평원의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결과를 홍보하는 병원 안내문.
심평원의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결과를 홍보하는 병원 안내문.

이 제도의 시행 의미인 ‘의료기관 질적 성장’이라는 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이 제도가 꼭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치과의사 입장에선 뭔가 제약이 생기는 기분이라 썩 반길 수는 없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평가 항목을 하나하나 설명하겠습니다.

1. 근관치료 술전 X-ray
발수 당일. 혹은 발수 당일로부터 30일 이전에 해당 부위에 촬영한 엑스레이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치근단 사진이 없다면 파노라마라도 꼭 있어야 이 항목에서 감점이 없습니다. 파일을 넣고 찍던, 치아 삭제를 하기 전에 찍던 관계 없이, 발수 당일 혹은 30일 이전 사이에 방사선 사진 청구가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2. 근관충전 술후 X-ray
‘근관충전이 이루어진 날 당일에 X-ray 사진 촬영이 이루어졌느냐’ 하는 것을 평가합니다. 술후 X-ray가 없다면 ‘실제로 근관치료가 이루어졌는지?’ 혹은, 신경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전혀 심사할 수가 없습니다. 향후 ‘치근단 2㎜ 적정충전’을 평가하기 위해서도 이 기준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심사를 떠나서 내가 치료한 치아의 충전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술후 X-ray사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술후 X-ray는 반드시 근관충전 당일에 찍어야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며칠 있다가, 혹은 다음 내원 일에 찍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만, 평가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반드시 근관충전 당일에 X-ray를 찍어야 합니다. 다음날 찍은 사진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근관충전 후 환자가 내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기준을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근관충전 후엔 반드시 “그날 엑스레이를 찍자!” 기억하십시오.

혈액투석 분야 평가결과를 홍보하는 병원.
혈액투석 분야 평가결과를 홍보하는 병원.

3. 재근관치료 시행률
‘신경치료 후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거나 불편감을 호소해서 재근관치료에 들어가는 비율’을 평가합니다.

이때 다른 치과에서 시행한 근관치료를 Re-endo 들어 가는 것은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본원에서 발수부터 근관충전까지 시행한 치아에 한해서 Re-endo 비율을 따지는 것입니다.

근관 내 석회화(근관 내 이상 경조직형성 K04.3) 상병으로 청구되는 케이스는 Re-endo를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 평가 항목에서 제외되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4. 근관세척 5회 이상 시행률
유독 근관치료 내원횟수가 타 기관에 비해 높은 치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근관세척은 평균 1~2회 시행됨에 비해 특정 의료기관은 거의 모든 신경치료 환자에게 루틴하게 5회 이상의 근관세척을 시행하는 치과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4번째 항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병원에도 간혹 근단농양이 심해 장기간 근관세척을 하는 환자분이 있다고 걱정되시나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또한 방법이 있습니다. 3번 항목처럼 상병명을 ‘근관 내 석회화(근관내 이상 경조직형성 K04.3)’ 상병으로 바꾼다면 근관세척이 5회 이상 넘더라도 평가 항목에서 제외된다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가 이루어지는 기간은 ‘2018년 10월~2019년 3월’ 총 6개월 진료분을 가지고 평가를 합니다. 단, 3번 재근관치료률 항목은 평가 기간을 좀 더 길게 본다고 합니다. 적어도 이 기간 만큼은 치근단 엑스레이 촬영을 빠짐없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심평원에서 시행하는 의료기관 적정성평가에서 우리가 꼭 1등급을 받아야 할 이유는 사실, 없습니다. 환자들이 그 평가 결과를 다 알아보고 찾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낮은 등급을 받는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패널티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1등급을 받는다고 인센티브를 더 주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메디칼 쪽의 적정성평가 역사를 보면 한 때 실제로 몇몇 항목에 있어 하위 10% 기관에 패널티를 준 적이 있었으며, 몇몇 평가 항목의 상위 10% 기관에 인센티브를 준 적 또한 있었습니다. 의료제도라는 것이 항상 변하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인센티브나 패널티가 없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내 병·의원의 성적표를 관리해 나가심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추운 겨울이 왔습니다. 치과의사 여러분.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치과 잘 꾸려나가시길 바랍니다. 모두 힘내십시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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